허리디스크가 파열되고 수술을 받지 않고 2개월간 보존치료를 했습니다. 그 결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10미터도 걷기 어렵게 했던 좌골신경통과 다리 방사통이 놀라울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겪은 허리디스크 질환의 발병과 보존치료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만, 모든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한 것으로 전문적인 지식은 아니므로 참고로만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목차
허리디스크 질환이 발병하기까지
척추전문병원을 찾아가다
마비증상이 나타나다
치료를 시작하다
허리디스크 질환이 발병하기까지
1월,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임신과 수술로 허리 근육과 복부 근육이 모두 약해진 상태였죠. 네살인 첫째아이와 한살인 둘째아이를 한번에 돌보니 자연스레 허리를 쓸 일이 많았습니다. 수시로 허리를 써서 아이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물론, 모유수유를 하다 보니 구부정한 자세를 취할 일도 많았습니다. 바닥에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은 자세로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요. 나중에서야 모두 허리디스크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5월경부터 허리에 이상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허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도의 요통은 살면서 여러 번 겪어본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7월,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빗길에 미끄러운 야외 대리석 계단에서 아이를 안고 내려가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 것입니다. 두세계단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면서 허리에 충격이 갔습니다. 다행히 골절된 부위는 없이 타박상만 입어서 허리가 다쳤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느 날부터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통증은 굉장히 기묘했습니다. 왼쪽 엉덩이 아래쪽이 뻐근한 느낌과 함께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리에 쥐가 난 듯 저리면서 엉덩이부터 발가락 끝까지 전기가 통한 듯 찌릿찌릿하기도 했습니다. 희한한 것은 누워있을 땐 전혀 아프지 않았고 앉아있을 때는 1~10 중 2~3 정도, 서있거나 걸으면 4~5 정도의 통증이 있었습니다. 또한, 허리에는 통증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아프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평생 살면서 이런 통증은 처음 겪어 보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산통보다 더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런 증상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요통이나 허리디스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출산하고 나서 관절이 약해져 다리가 아픈 것이겠거니 했습니다.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허리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병원에 갈 시간적인, 정신적인 여유도 없었구요.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아프면서도 허리에 안 좋은 동작과 작업을 계속 했습니다. 모유수유, 운전, 아이 들어 안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로 앉기, 물건 들기, 허리 굽히기, 아기띠로 아이 안고 돌아다니기까지.
그런데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10미터도 제대로 걷기가 어려워졌습니다. 10미터 걷고 쉬기를 반복해야 간신히 집 앞 편의점이라도 갈 수 있었습니다. 희한한 것은 오른쪽다리엔 전혀 통증이 없이 왼쪽다리에만 통증이 있었습니다.
척추전문병원을 찾아가다
9월이 되어서야 척추전문병원을 찾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척추전문병원에 가서 증상을 얘기하니 엑스레이와 MRI를 권했습니다. 실손보험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보전받으려면 입원 후 MRI 촬영을 해야 하는데 육아 때문에 입원은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당일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4,5번 추간판탈출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주변에 허리디스크 있다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내가 그 사람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의사는 추간판, 즉 디스크가 상당히 많이 돌출되어 신경을 누르고 있다며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신경차단주사를 권했습니다. 당시 모유수유중이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는 맞을 수 없다고 하자, 디스크 탈출로 인해 나타난 염증을 씻어주는 역할은 할 수 있다며 스테로이드는 제외하고 맞자 했고 얼떨결에 주사를 맞았습니다.
신경차단주사는 C암이라는 특수 엑스레이 기계로 허리를 촬영하면서 놓는 주사입니다. 의사가 주사바늘을 허리부위에 꽂은 후 2~3번에 걸쳐 약을 주입하는데 다리를 타고 발목까지 약이 들어가면서 다리 전체에 욱신거리고 전기 통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느낌이 있어야 주사가 잘 들어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때까지도 허리디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모유수유 중이었고, 모유수유를 중단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약도 처방받지 않고 스테로이드를 뺀 신경차단주사만 맞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쉬라고 했습니다.
통증은 있었지만 일상은 가능했기 때문에 아픈 상태로 생활의 변화 없이 지냈습니다. 주사 맞고 삼일 후에는 화이자 백신 1차를 맞았습니다. 심지어 캠핑도 가고 한번에 두 시간 넘게 운전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생각이라는 게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병원에서는 주사맞고 2주 후에 다시 오라고 했지만, 병원에 가봐야 주사맞고 약 먹는 것 외엔 치료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지 않았습니다.
마비증상이 나타나다
그러던 어느 날, 통증이 전혀 없던 오른쪽 다리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왼쪽과 비슷한 종아리 통증과 함께 감각 이상 증세가 생겼습니다. 마치 내 다리가 아닌 것 마냥, 다리가 얼어붙은 것처럼 얼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뭐지 싶어 폭풍검색을 하고서야 마비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비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까치발, 발뒤꿈치걷기가 있었습니다. 시험삼아 해보니 오른쪽 발로 발뒤꿈치 걷기가 전혀 안 되었습니다.
허리디스크는 절대 수술하면 안된다는 주변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수술은 절대 안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며, 책이며, 블로그며, 신문기사며, 환우카페까지 여기저기를 다 찾아봐도 마비 증상은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경우이고, 더 심해지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마미총증후군까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머금고 단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부랴부랴 한 달만에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오른쪽 다리 통증이 생겼다고 하니 MRI를 추가로 찍자고 합니다. MRI 결과, 왼쪽으로 탈출했던 디스크가 파열되며 오른쪽으로 흘러내렸다고 합니다.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다른사람에 비해서 신경관이 매우 큰 편이라고 했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의 디스크가 파열되어 흘렀음에도 신경관의 전체를 덮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통증이 있긴 했지만 멀쩡하게 걸어서 진료실에 들어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 표현으로는 이 정도 파열로도 구급차에 실려와 긴급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치료를 시작하다
단유를 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제대로 된 신경차단주사를 맞았습니다. 오른쪽 다리의 힘빠짐과 마비 증상을 잡아야 해서 오른쪽에 먼저 맞았습니다. 그리고 2주 후에 왼쪽 다리에 한 번, 다시 2주 뒤에 왼쪽 다리에 또 한 번의 신경차단주사를 맞았습니다.
의사들마다, 스테로이드의 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한 번에 3~4번, 1년에 6번까지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한계치라고 합니다. 저는 세 번의 주사를 맞았습니다. 단유를 했기 때문에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려고 했는데, 평소에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론) 알러지가 있다고 하자, 제가 다니는 척추전문병원에서는 따로 약을 처방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2곳의 한의원을 찾아가 2번씩 침 치료를 받았고, 동네의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도 2회 받았습니다. 대학병원 진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학병원 진료를 받은 것은 신경차단주사를 맞은 이후에도 오른쪽 다리 힘빠짐이 계속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마비가 진행되면 수술을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1) 수술과 2) 약물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대학병원 교수님의 진단을 받아보고자 했습니다. 송파구에 있는 대학병원을 찾았고, 다행스럽게도 척추전문병원과 같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통증이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거나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리디스크 보존치료 성공을 가능하게 한 13가지 노하우' 이어서 보러가기
허리디스크 보존치료 성공후기 13가지 노하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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